http://news.v.daum.net/v/20220729032909734
中외교부, 통화 보도자료서 "불장난하면 자신이 불타"
시진핑, 펠로시 대만 방문 추진 국면서 강경 경고한 듯
바이든 "대만해협 평화·안정 약화 말라…美 정책 그대로"
[워싱턴·서울=뉴시스]김난영 특파원, 박준호 기자 = 4개월 만에 대화에 나선 미국과 중국 정상이 대만 문제를 두고 충돌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대만해협의 일방적 현상 변경 시도에 반대한다고 경고한 반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불장난'을 거론하며 반박한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 풀 기자단과 중국 외교부 등에 따르면 두 정상은 28일(현지시간) 오전 8시33분(한국 시간 오후 9시33분)부터 10시50분(한국 시간 오후 11시50분)까지 2시간17분에 걸쳐 통화했다. 지난 3월18일 이후 첫 통화로,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다섯 번째다.
통화 주제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롯해 경제 문제, 양국 간 경쟁 관리 등 다양한 주제가 예측됐는데, 특히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 대만 방문을 앞두고 양안 관련 긴장이 고조된 상황이어서 관련 내용에 주목됐다.
두 정상은 통화에서 대만 문제를 두고 기 싸움을 펼친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은 통화 이후 보도자료를 통해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 대만해협 평화와 안정을 약화하거나 현상을 변경하려는 일방적인 시도에 강하게 반대한다는 점을 강조했다"라고 밝혔다.
그간 미국 군 당국과 싱크탱크 등에서는 중국의 2027년 대만 침공 시나리오가 수차례 제기됐다. 중국의 실제 대만해협 인근 군용기·선박 활용 무력 시위도 빈번하다. 이런 상황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대만 침공 시 군사 개입 가능성을 시사해 중국 정부의 거센 반발을 부르기도 했다.
다만 백악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자국의 대만 관련 정책이 변하지 않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이 침공 시 군사 개입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한 이후 일각에서는 미국 정부의 대만 관련 '전략적 모호성'의 효용이 다했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었다.
시 주석도 강한 어조로 맞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홈페이지에 공개한 통화 관련 보도자료에서 "대만 문제에 관한 중국 정부와 인민의 입장은 일관적이다", "중국의 국가적 자주권과 영토의 온전함을 단호히 수호하려는 14억 이상의 중국 인민의 의지는 확고하다"라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 자료에는 "민심은 저버릴 수 없고, 불장난을 하면 반드시 그 자신이 불에 탄다"라는 표현도 포함됐다. 이는 중국이 대만 문제를 언급할 때 자주 쓰는 표현으로, 시 주석이 이들 표현을 사용해 강하게 자국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함께 '하나의 중국 원칙'도 언급됐다.
시 주석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을 향해 "양안 모두가 하나의 중국에 속한다는 사실과 현주소는 분명하다"라며 "하나의 중국 원칙은 중국과 미국 관계의 정치적 기반"이라고 했다. 아울러 "우리는 대만 독립과 외세의 간섭을 단호히 반대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양측 모두 자료에서 대만 외 문제 및 협력 중요성도 강조했다. 백악관은 이날 통화를 "미국과 중국 간 소통선을 유지·심화하고, 양측의 차이를 책임 있게 관리하며, 우리 이익이 일치하는 영역에서 협력하고자 하는 바이든 행정부의 노력 일환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양 정상이 대만 외에도 양국 관계에 중요한 다양한 문제와 역내·세계 현안을 논의했다고 백악관은 전했다. 각 정상은 특히 기후변화와 보건 안보 대응을 위해 이날 대화 후속 조치를 각 팀에 지시했다고 한다.
중국 외교부는 "두 정상이 우크라이나 사태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고, 시 주석은 중국의 원칙적 입장을 재확인했다"라며 "양국 정상의 이번 통화에서 솔직하고 깊이 있는 대화가 오갔으며, 이를 위해 양측 실무진이 계속 소통하고 협력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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